"아이들은 모두 다르고, 나름대로 특별합니다."

 

이 말을 얼마나 많이 들어보셨는지요? 고개는 끄덕여지나 웃집 아이가 매직트리를 읽네, 옆 집 애가 스피치대회에서 몇 등을 했네하면 내 아이 한 번 쳐다보고 실눈이 떠집니다. "워째 같은 밥 먹고 뉘집 애는 저렇다는데 너언 무어.....냐?" 라는 생각이 들지요. 생각만 하시고 입으로 말하진 마십시오. ^^

 

요 사진을 보십시오. 예남매네 쌍둥이들이 작년에 바닷가에서 노는 장면입니다. 같은 부모 밑에서 동시에 나온 아이들인데도 소심하고 겁 많은 예준이는 모래가 발에 닿는 게 싫어서 저렇게 서서 징징거립니다. 반면 활달하고 호기심 많은 예인이는 오빠가 그러든 말든 놀이 삼매경에 빠져있습니다. (사진 가운데 네모는 제 실수입니다. 아무 의미도 없으니 개의치 마십시오. 컴 기술을 몇 개 배웠는데 실습 시 잘 적용이 안 되야서....)

 

이 두 꼬마에게 똑같은 방식으로 영어 공부를 시킨다면 둘 중 하나는 틀림 없이 영어가 재미없다고 생각하게 됩니다. 인간 유형을 두부모 자르듯이 딱딱 구분할 수는 없으나 공통점을 찾아서 나눠보면 유형이 나옵니다. 물론 많은 학자들이 수 많은 분류와 정의를 해놓아서 딱히 한 설명이 옳다고는 보지 않습니다.

 

저는 한국 토종 심리학자 김만권박사의 성격분류를 따라, 행동형, 규범형, 탐구형, 이상형이라는 큰 부류로 나누고, 각기 유형에 도움이 될 듯한 영어공부 혹은 놀이법을 소개하고자합니다. 읽을실 때 유의하실 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 검사를 해보기 전에는 정확하고 똑부러지게 어떤 유형이라 단언하기 다소 무리입니다. 대략 '이러한 

           특성이 많이 보이니 참고하자.' 정도로 생각하십시오.

        - 여기서는 크게 4유형으로만 분류합니다만, 내 아이가 딱 하나의 성향에만 해당되는 경우는 없습니다.

           최소한 2개의 유형에 속하는데 그 중 하나가 더 두드러질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저는 행동규범인데 제 아이는 규범이상입니다.)

        - 타고난 성격이 크게 바뀌기는 어렵겠습니만 다른 유형의 부모 밑에서 성장하면서 또 사회에서 요구

            하는 특성에 영향을 받습니다. 

           (예를 들어 위 사진의 예준이는 소심하기 이를데 없다가 활달하게 노는 예인이를 보고, 또 잘 놀아

           보라는 주변의 강권(?)에 의해 1년 후 놀이를 시도하게 됩니다. 앞으로 점점 적극적인 것이 좋다는

            점을 배우게 되면 그렇게 행동하려고 노력할 것입니다.)

 

1. 행동형

 (1) 특성

특성	학습
-자유분방한 경험주의자 -쾌활하고 낙천적이고 재미있는 성격 -충동적이고 쉽게 좌절하지 않음 -문화적이고 지적인 것에 관심 결여 -전통적 교육체계와 맞지 않음 -관습, 규칙, 지시를 싫어함	-논리, 계획 보다는 실제적인 것에 의해 동기 형성 -활동적이고 직접적인 체험에 의해 학습 -도전적이고 재미있는 환경이 효과적 - 게임 -풍부한 자극 선호 - 체험 -짧은 시간 집중하는 것이 효과적

 

이런 유형의 아이들은 무척 활달하고 적극적입니다. 실수를 개의치 않고 늘 자신감이 넘치지요. 딱 하루 영어학원 다니고도 바로 "Hi!"합니다. 절대적으로 자기가 영어를 잘한다고 생각하며 마구 비문을 쏘아댑니다. 외국인이 길을 물었는데,

              (손가락을 쭈욱 펴서 앞으로 가리키며) "Go 쭈욱 and right 뿅"(오른쪽으로 손을 꺽으며)

이라 말한 애도 있습니다. 그 외국인 잘 알아 듣고 직진하다 우회전했습니다. 남이 못 알아들으면 남탓이지 내 실력 탓이 아니라고 굳게 믿습니다. 외국인 회화 수업도 좋고 학원 가면 주름잡습니다. 그런데 선생으로부터 불평 좀 들을 겁니다. 어떻습니까? 까짓거 영어만 배워오면 좀 모른척 합시다. ㅋㅋ

 

단점이라면 집중력이 비교적 짧습니다. 녹음기 틀어주고 집중듣기 1시간 하라면 머리를 벽에 찧을 겁니다. 자꾸 소변 마렵다 하고 물 달라고 하지요. 엄마가 눈을 부라리면 소리는 틀어놓고 다리 흔들며 손으로 책 모서리를 구겨놓습니다. 조금 있으면 벌렁 드러눕지요.

 

그럼 어찌해야 할까요? 포인트는 크게 두 가지입니다. 영어 스피킹을 잘 하도록 도와주시고 대신 적은 분량이라도 정확하게 쓰는 연습을 하도록 이끌어주세요. 책을 많이 읽게 하려는 욕심에 어려운 책을 자꾸 들이밀지 마시고 아주 실생활에 필요하고 흥미를 자극하는 주제의 쉬운 책을 여러 권 읽게 하십시오. 5분씩 6번, 10분씩 3번 이렇게 늘려가야지 처음부터 30분 읽으라면 무리입니다. 영어를 싫어하게 됩니다.

 

 (2) 몇 가지 예

 생활 속 알파벳

이런 유형의 사람은 실제적인 것에 학습동기를 갖습니다. (제 자신도 그러한데 어디 써먹을 수 있는 게 아니면 별로 배우고싶지 않던데요.) 자주 보이지 않는 실물 사진을 이용해 알파벳을 가르치느니 우리 주변에서 자주 보는 물건에 써있는 상표, 혹은 집에 날라들어오는 전단지, 자주 접하는 식료품 포장에 나오는 단어를 가지고 알파벳을 익힙니다. A-Anycall, B-BMW, C-Carnival... 등등.

 

게임형 학습

흥미가 없으면 금방 고개가 다른 곳으로 돌아가는 아이들입니다. 모든 아이들이 다 그렇지만 특히 행동형 아이들이 더욱 그렇습니다. 왼쪽 그림은 3인칭 단수 현재동사에 -s를 붙이는 게임이고 오른쪽은 사이트워드를 익히는 빙고입니다. 설명을 하는 것보다 이런 게임에 푹 빠져서 즐기게 하면 저절로 문법이나 어휘습득을 도와주게 됩니다. 사진자료는 없으나 휴지에 단어를 써서 엄마가 의자 위에 올라가 떨어뜨려주면 그 휴지단어카드가 천천히 떨어지므로 내려오는 동안 집중을 해야합니다. 휴지카드를 잡아서 단어를 말해보고 나란히 늘어놓게 하는 방법도 좋습니다.

집 안의 활동 센터

   

궁둥이가 가벼워 잠시도 가만 못 있기 때문에 한 군데에 가만히 묶어두는 것보다 집 안 여기저기를 돌아다니면서 공부하게 하십시오. 간판을 마련해 Reading Center, Vocabulary Room, Listening Corner, Worksheet Station 등 말을 멋지게 만들어 거실, 베란다, 화장실 등에 붙이세요 (화장실에서 단어 외우라면 재미있어 합니다.) 그리고 타이머를 활용해 활동 시간을 정해주세요. 타이머가 울릴 때까지 그 센터에 머무르게 합니다. 간식시간도 시간표에 끼워넣어 타이머 울릴 때까지 먹고 다시 공부! 이렇게 게임처럼 공부하는 겁니다. 

 

센텐스 퍼즐

덜렁거리면서 자꾸 과거형 어미, 관사 그리고 복수형을 빼먹거나 어순이 맞지않아도 개의치 않고 말하기 때문에 한 두 문장이라도 정확하게 써보는 훈련이 필요합니다. 이 때에도 연필 잡고 종이에 쓰라고 하면 지루하기 때문에 위 사진처럼 문장을 크게 써서 오립니다. 그리고 단어 조각을 섞어 다시 맞추게 합니다. 과거형 어미와 마침표도 잘라서 맞추게 하면 기억이 더 오래 남아 비문을 고치는데 도움이 됩니다. 이런 식으로 하면 아주 긴 문장도 쉽게 외울 수 있습니다. 단어 조각은 봉투에 문장별로 담아 보관하세요. 봉투 소비가 많은데 일일이 사지말고 어떻게 하라고 제가 말씀 드렸죠? 강연에 오셨던 분이 댓글 달아 주세요. ^^

 

챈트 활용

챈트는 특정음, 어휘, 구문이 반복되어 읽다보면 저절로 리듬이 생기는 텍스트입니다. 이러한 리듬이 아동의 관심을 끌고 흥미를 갖게 합니다. 이러한 점 외에도 챈트는 영어의 특성인 강세와 음절 학습을 도와주는 아주 유용한 학습자료입니다. 예를 들어 위 챈트의 sticks난 straight은 모두 1음절어입니다. 스틱스, 스트레이트한다면 음절을 세개, 다섯개로 늘리는 게 됩니다. 절대 안돼지요. 그런데 챈트를 하다보면 sticks는 six와 straight는 eight와 운(rhymes)이 맞게 되어있고 박수를 한 번 치면서 소리 낸다는 것을 배우게 돼지요. 콩글리시를 면하는 아주 중요한 길입니다. 음절을 늘려 소리내는 것은 절대 금물! ㅅ틱ㅅ, ㅅㅌ레ㅣㅌ 이렇게 소리내야합니다(??)

생활문예 ??

학습자들이 자신에게 친숙한 내용을 접할 때 습득이 용이하므로 아동이 알고 있는 단어, 언어패턴, 사전 경험을 바탕으로 읽기 텍스트를 만들어봅시다. 쉽게 말하면 일종의 일기쓰기를 하는 건데요 아이들이 하는 말을 받아적어 그것을 읽게하면 좋습니다. 능숙하게 잘 쓰기 어려우면 읽은 책에 관한 내용을 말하게 하고 이를 받아적은 다음 읽게해도 좋습니다. 본인이 문장을 쓸 수 있다면야 더욱 좋지만요.

 

이상 제가 수업 중에 활용해본 방법을 소개해보았습니다. 글을 읽으시면서 집중력이 짧고 가만히 앉아 공부하기에 취미가 없는 아동에게 좋은 방법이 있으면 소개해주세요.